[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기자] S&P 글로벌 레이팅스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달러 연동 안정성을 최저 등급으로 낮추며, 페그 유지 능력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테더는 해당 평가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26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S&P는 이번 평가에서 테더가 비트코인, 금, 대출, 회사채 등 변동성이 높은 자산을 상당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현재 유통 중인 USDT의 5.6%를 차지하며, 이는 담보비율 103.9% 기준 초과담보분 3.9%보다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비트코인이나 기타 고위험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담보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더 본사는 엘살바도르에 위치해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에 대한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디지털자산국가위원회(CNAD)의 규제를 받는다. S&P는 이 점 또한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 요소로 판단했다.
충분한 회계감사 및 ‘프루프 오브 리저브(준비금 증명)’ 보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최저 등급 판정의 핵심 이유로 지목됐다. 다만 S&P는 USDT 준비금의 75%가 미국 국채와 단기 금융상품으로 구성돼 있어 비교적 위험이 낮다고 덧붙였다.
테더 측은 코인텔레그래프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평가를 “잘못된 분석”이라며 "USDT가 지닌 규모와 거시적 영향력, 그리고 투명성과 회복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 최고경영자는 전통 금융권의 신용평가 방식 자체가 시대에 뒤처지고 있다고 반박하며, 과거 투자등급을 받았음에도 파산한 금융기관 사례들을 언급했다.
이번 평가는 올해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처음으로 통과되고,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패권 유지 전략의 핵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강조하며,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3000억 달러를 돌파한 시점에 나온 것이다.
테더는 사실상 ‘준(準)중앙은행’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고 코인텔레그래프는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테더는 현재 약 112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단기 국채를 보유하며 전 세계에서 17번째로 큰 미 국채 보유자로, 한국·사우디아라비아·독일 등 주요 국가들을 넘어섰다. 또한 약 116톤의 금을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 일부 국가의 중앙은행과 맞먹는 규모로 평가된다.
이처럼 미국 국채·금 보유량을 크게 늘리고 디지털 달러의 발행·소각을 수행하는 테더의 행보는, 테더가 점차 중앙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hjh@blockchain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