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투데이 정주필 기자]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창시자가 “양자 컴퓨터가 2028년까지 비트코인과 주요 암호화폐의 핵심 보안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업계 전반에 보안 구조 재점검을 촉구했다.
19일(현지시간) 해외 암호화폐 전문매체 보도에 따르면, 부테린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진행된 개발자 미팅에서 “현재 블록체인 지갑·서명·거래를 보호하는 타원곡선암호(Elliptic Curve Cryptography·ECC)가 양자 기술 앞에서는 더 이상 견고한 방패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술기업이 최근 잇달아 양자 기술 성과를 발표한 가운데, 양자 컴퓨팅이 암호경제의 구조적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테린은 이더리움의 대응 전략과 관련해 “하나의 고정된 방식이 아닌, 레이어별로 서로 다른 속도로 구조를 고정·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의 레이어가 먼저 안정화될 수도 있고, 반대로 EVM(Ethereum Virtual Machine)이 먼저 고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하며 “사용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변화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향후 혁신의 무게중심이 레이어1이 아닌 레이어2 롤업, 지갑 보안, 프라이버시 툴, 사용자 앱 등 에코시스템 전반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더리움의 주요 활동이 이미 레이어2로 이동한 만큼, “레이어1은 결제·보안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고, 창의적 실험은 주변 생태계로 옮겨가는 것이 건강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오늘날 생태계가 초기의 ‘탐구 정신’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밈 코인 유행과 기관 자금 유입으로 인해 프로젝트들이 “남이 성공한 모델을 빠르게 복제하는 데 급급해졌다”며, 산업의 상상력이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양자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할 경우, ▲온체인 지갑 ▲기존 서명 방식 ▲수년간 사용되지 않은 오래된 지갑 등이 취약 지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에서는 “보호되지 않은 자산이 순식간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양자 컴퓨터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가속되면서, 블록체인 업계는 기존 암호 구조를 양자 안전 알고리즘(Post-Quantum Cryptography)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테린의 경고는 ‘양자 시대’를 대비한 암호경제 생태계의 대대적 재정비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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