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투데이 디지털뉴스팀] 뉴스1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발행한 '트럼프 테마 코인'은 오히려 상승세다. 트럼프 일가의 발언과 사업 발표가 나올 때마다 가격이 즉각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반이 침체한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1년 만에 약 14조 원의 가상자산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활용한 사익 추구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한 달간 '두 자릿수' 하락…트럼프 테마코인은 '역주행'
18일 오후 3시 52분 코인마켓캡 기준 글로벌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 가격은 전월 대비 8.19% 상승한 0.1397달러다. 같은 기간 오피셜트럼프($TRUMP)는 18.49% 오른 6.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들 모두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발행한 '트럼프 테마 코인'이다.
해당 코인들은 지난달부터 약세를 보이는 주요 가상자산들과 상반된 모습이다. 시총 1위 비트코인(BTC)은 전월 대비 16.02% 하락하며 7개월 만에 9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도 23.03% 하락한 2987달러에 거래되며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3000달러 선을 반납했다. 엑스알피(XRP)와 솔라나(SOL)는 각각 8.81%, 26.9% 하락했으며, 밈 코인 도지코인(DOGE)도 18.7% 떨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언 등으로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주요 코인은 하락했으나, 반대로 친(親) 가상자산 메시지나 관련 사업 발표가 나오면 테마코인이 즉각 반등하는 상황이 반복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이후 급격히 위축돼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높아졌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 여부도 불확실해지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WLFI와 $TRUMP는 일시적으로 하락한 뒤,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가상자산 관련 발언을 할 때마다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차남 에릭 트럼프는 지난 15일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대규모로 이동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과 부패로부터 자산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트럼프 일가가 참여한 비트코인 채굴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이 3분기 BTC 3000개를 추가 매수했다고 발표하면서 WLFI는 하루 새 최대 12.5% 급등했다.
앞서 6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비트코인 초강대국이자 세계 가상자산 수도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하자 $TRUMP 가격이 하루 만에 17.62% 뛰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10만 2000달러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것과 대비된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미디어 그룹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이 탈중앙화 예측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는 등 사업 발표가 이어질 때마다 테마 코인은 상승세를 보였다. $TRUMP의 경우 밈코인 특유의 높은 변동성까지 더해져 상승 폭은 더욱 컸다.
1년 만에 14조 벌어들인 트럼프家…"정치적 영향력으로 사익 추구" 비판 제기
테마 코인 가격 상승으로 트럼프 대통령 일가는 수조 원 규모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일가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 운영, 밈코인·스테이블코인(USD1) 발행, 아메리칸 비트코인 참여 등 가상자산 사업을 적극 확대해 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일가는 지난 1년간 약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됐다. 주요 수익원은 WLFI·$TRUMP 판매 수익과 USD1 거래 수수료다.
이 중 약 75%는 트럼프 일가 기업으로 유입되며, 일가는 WLFI 발행량의 25%를 보유해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영향력을 활용해 가상자산을 사실상 '사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WLFI가 로비 창구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맥신 워터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최고위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창펑 자오 바이낸스 설립자 사면에 대해 "트럼프가 이해관계에 맞는 가상자산 범죄자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자오 설립자는 자금세탁 위반 등의 혐의로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워터스 최고위원은 "자오 설립자는 수개월간 트럼프와 그의 가족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했고, 월드리버티파이낸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며 "사면은 그 대가로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앞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의원 3명도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트럼프와 가족이 가상자산 사업으로 사익을 추구한다"며 "금융 정책 결정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폴 앳킨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이해 상충이 발견되면 관련 기준을 마련해 조치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WLFI 투자자가 정부의 호의를 얻으려 한다는 주장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WLFI 구매자에게 특혜를 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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