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투데이 디지털뉴스팀]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메인넷) '아크(Arc)'의 테스트넷을 공개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아크의 파트너사로 대거 합류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앞서 국회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때 국내 블록체인 메인넷을 쓰도록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확장성이 우수한 해외 메인넷으로 눈길을 돌리는 상황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이미 성공시킨 서클의 메인넷이 주요 선택지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아크, 거래 수수료로 USDC 사용…파트너사로 경쟁력 확보한 서클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서클이 공개한 '아크' 생태계 파트너사에는 국내 기업 교보생명, 비댁스, 헥토 그룹사(헥토파이낸셜·헥토이노베이션)가 합류했다.
아크는 스테이블코인 및 금융 전용 블록체인 메인넷이다. 그동안 서클은 이더리움을 비롯한 28개 블록체인 메인넷을 기반으로 USDC를 발행해왔다. 이 경우 USDC 사용자들은 USDC를 거래하면서도 다른 코인으로 거래 수수료를 납부한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 USDC를 송금하면 거래 수수료로 이더리움(ETH)이 쓰이는 식이다. 서클 입장에선 USDC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다른 블록체인 메인넷들의 수수료 매출을 올려주는 셈이다.
이 같은 이유로 서클은 자체 메인넷 아크를 개발하고, 아크의 거래 수수료로 서클의 스테이블코인인 USDC가 쓰이도록 했다. 또 파트너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파트너사들이 아크를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금융 서비스를 설계하도록 하고 있다. 파트너사 수만 100여개에 달한다.
교보생명은 금융 및 보험사 파트너로 참여했다. 서클 측은 "결제, 대출, 자산 발행 및 자본 시장 분야에서 디지털자산의 기회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교보생명의 합류 소식을 알렸다.
국내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기업인 비댁스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파트너로 합류했다. 비댁스는 아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을 발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헥토이노베이션은 블록체인 인프라 제공 파트너로, 헥토파이낸셜은 결제 및 핀테크 분야 파트너로 합류했다. 헥토 그룹사들 또한 이번 합류로 스테이블코인 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헥토파이낸셜은 USDC를 결제 및 정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헥토이노베이션은 지난 9월 인수한 월렛원(구 헥슬란트)의 가상자산 지갑 기술을 바탕으로 아크 생태계 구축에 참여한다.
국내 메인넷 경쟁력 없어…해외 확장성 택하는 스테이블코인 기업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블록체인 메인넷을 택하는 이유는 확장성 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단위로 움직이는 만큼,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 유리하다는 의미다.
앞서 국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국내 블록체인 메인넷을 써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 바 있다. 또 한국 블록체인 메인넷 프로젝트인 카이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디폴트 체인'(주로 이용하는 블록체인)이 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반으로 쓸 수 있는 국내 블록체인 메인넷이 사실상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클처럼 이미 스테이블코인 사업으로 성공한 기업이 메인넷을 개발할 경우, 서클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에 더 많은 기업들이 해외 블록체인 메인넷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김남웅 포필러스 대표는 "국내 메인넷 중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지 않아서, 국내 메인넷만을 발행 기반으로 삼아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할 경우 장애물을 지고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서클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톱 2'중 하나라 서클 메인넷을 택할 경우 서클의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앞으로 USDC가 더 잘 되면 '아크'가 잘 될 확률도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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