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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블록체인 금융 공식화… 월가 ‘RWA 혁신’ 시동

정주필 기자

승인 2025-10-24 10:13:55

[블록체인투데이 정주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편입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토큰화(RWA), 토큰증권(STO)을 중심으로 금융산업 구조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월가 주요 금융기관들도 연준 기조에 발맞춰 ‘온체인(On-chain) 금융’ 경쟁에 속속 나서고 있다.

◇ “모든 금융자산, 블록체인으로 거래되는 시대 온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연준 주최 컨퍼런스에서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연준 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분산원장(DLT)과 암호화자산이 결제 및 금융시스템 속으로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도 토큰화(Tokenization)와 스마트컨트랙트(Smart Contract)에 대한 실무 연구를 통해 민간의 혁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연준이 ‘토큰화’를 공식 의제로 다룬 첫 사례다. 연준 내부뿐 아니라 월가 전반에서 블록체인 금융을 기존 결제망에 통합하려는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블랙록·JP모건·프랭클린템플턴 등 “RWA 생태계 구축 가속화”

컨퍼런스에는 블랙록(BlackRock), JP모건,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 DRW Trading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 및 투자은행이 대거 참석해 블록체인 금융 청사진을 제시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제니 존슨 CEO는 “2020년 출시한 온체인 머니마켓펀드(MMF)를 통해 투자자가 보유 시간만큼 초 단위로 수익을 계산·배분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의 롭 골드스타인 COO는 “디지털 유동성 펀드(BUIDL)는 운용자산이 29억달러에 달하며 토큰화 증권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DRW의 돈 윌슨 CEO는 “예탁결제기관(DTCC)이 국채를 블록체인에 올려 거래 중개 리스크를 제거하고 있으며, USDC가 현금 브리지 역할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기관투자자 전용 달러 예금토큰(JPMD)을 이더리움 레이어2 ‘Base’ 네트워크에서 시범 발행하고, 토큰화 담보 네트워크(TCN)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 ‘RWA 금융’ 규제 명확성 확보가 관건

전문가들은 토큰화 금융이 본격 확산되려면 규제 명확성(Regulatory Clarity)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윌슨 CEO는 “연준이 증권거래위원회(SEC) 등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토큰화 담보 기준과 법적 해석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토큰증권(STO)과 실물자산토큰화(RWA)가 기존 자본시장법 체계 내 어디에 속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연준과 SEC, 재무부 간 조율 결과에 따라 글로벌 토큰화 시장 판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 향후 5년, ‘온체인 금융 대전환기’ 진입

업계는 향후 5년 내 전 세계 금융상품의 상당 부분이 블록체인 기반 온체인 거래(On-chain Settlement)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

금융 인프라가 탈중앙화 기술을 흡수하면서 거래 효율성·투명성·보안성이 동시에 향상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 확산 속도에 비해 법제 정비가 더딘 점은 숙제로 남는다. 금융 당국의 이해와 협력이 없다면 토큰화 시장은 여전히 ‘그림의 떡’에 머무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 한국 금융시장에도 ‘토큰화’ 파급 불가피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번 움직임이 국내 금융권에도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및 토큰증권(STO) 제도화 정책이 글로벌 규제 조류와 맞물리면서, 국내 기관들도 RWA 기반 금융서비스를 본격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금융이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기보다는 공존·융합 형태로 진화하는 만큼, 한국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 역시 장기적 기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준이 ‘토큰화 금융’을 공식 의제로 채택한 것은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이 블록체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블랙록·JP모건 등 월가 대표 기업들이 이미 RWA와 스테이블코인 실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금융의 디지털 대전환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됐다.

향후 연준의 정책 방향은 세계 금융시장의 ‘블록체인 전환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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