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투데이 이아름 기자] 고래들이 블랙록(BlackRock) 등 자산 운용사의 현물 비트코인 ETF(IBIT)로 보유 자산을 옮기고 있어, 기관 투자 도입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비트코인 초기에 대규모를 보유한 투자자인 고래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 변경 후 조용히 블랙록 ETF로 이동하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블랙록 디지털 자산 책임자 로비 미치닉(Robbie Mitchnick)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30억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이 자사 아이셰어즈 현물 비트코인 ETF(IBIT)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개인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관리하던 고래들이 점점 기존 금융 자문사나 프라이빗 뱅크 관계 내에서 보유할 수 있는 편리함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전환을 통해 비트코인 노출을 유지하면서도 전통 금융 시스템과 통합할 수 있어, 더 광범위한 투자와 대출 서비스 접근이 용이해진다.
미치닉은 이러한 추세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 변경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규정은 암호화폐 ETF의 현물 교환을 허용해, 승인된 참여자가 ETF 주식을 현금 대신 비트코인으로 직접 교환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전환이 기관 투자자에게 효율적이고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해졌다.
현재 미국에서 승인된 스팟 비트코인 ETF 10여 개 중 블랙록 IBIT이 가장 성공적인 ETF로 자리 잡았다. 올해 6월 IBIT는 자산운용규모(AUM) 700억 달러를 가장 빠르게 돌파한 ETF가 되었으며, 현재는 88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했다.
미치닉이 언급한 이러한 추세는 비트코인의 제도권화를 보여준다.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가 제네시스 블록을 채굴하고 자기 관리(Self-custody) 기반 자산을 구상한 지 15년이 지난 시점이다.
비트코인 초기 지지자들은 오랫동안 자기관리만이 자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키가 없으면 코인도 없다(not your keys, not your coins)”는 신조를 강조했다.
그러나 현물 비트코인 ETF와 기업 재무 전략을 통한 보유가 확산되면서, 이러한 이상이 도전받고 있으며, 보다 전통적이고 수탁 중심의 소유 방식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분석가 윌리 우(Willy Woo)는 7월에 ETF 수요가 자기관리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일부 흡수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자기관리 비트코인의 상승 추세가 15년 만에 깨진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 행동의 전환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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