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투데이 이아름 기자]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 공동창업자 권도형이 미국 형사 재판에서 기존 ‘무죄’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됐다.
11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SDNY)의 폴 엥겔마이어(Paul Engelmayer) 판사는 이날 법원 문서를 통해 권도형 사건과 관련해 오는 12일 화요일 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판사는 해당 회의에서 "권도형이 일부 또는 전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는 ‘입장 변경(change of plea)’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권도형은 지난 1월, 몬테네그로에서의 장기간 송환 법정 공방 끝에 미국으로 인도된 뒤 9건의 중범죄 혐의(증권사기, 시세조종, 자금세탁, 전신사기 등)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피고인은 유죄를 인정하는 범죄 구성요건을 모두 포함한 진술문을 준비해야 한다”며 “절차의 명확성과 효율성을 위해, 변호인은 법정에서 낭독할 수 있는 진술문 작성에 피고인을 지원하길 권한다”고 밝혔다.
권도형은 2023년 3월 테라폼랩스 운영과 관련해 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자 손실을 초래한 테라 생태계 붕괴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2년 테라 붕괴 이후 몇 달간 행방이 묘연했던 그는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이후 미국과 한국 모두로부터 송환 요구를 받았으나, 1년 넘게 법적 공방을 벌이다 2024년 12월 미국에 인도됐다.
미국으로 송환된 권도형은 구속 상태에서 약 7개월째 재판을 기다려왔으며, 본래 형사 재판은 2026년 1월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12일 회의를 앞두고, 미 검찰과 권도형 측이 수개월간 생산적인 협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유죄 인정에 따른 합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어떤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뉴욕 남부지검은 제이 클레이튼(Jay Clayton) 임시 연방검사장이 이끌고 있으며, 최근 같은 법원에서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 공동창업자 로만 스톰(Roman Storm)이 무허가 송금 서비스 운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지 불과 6일 만에 회의가 열린다.
한편 테라폼랩스는 2024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별도의 소송에서 합의하며, 약 45억 달러 규모의 환수금, 민사 벌금, 선이자 등을 지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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