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기자] 동부 히말라야 국가인 부탄 왕국에서, 암호화폐가 조용히 일상 속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30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최근 바이낸스가 주최한 ‘크립토 파워드 투어’에 동행하여 수도 팀푸(Thimphu)와 관광지 파로(Paro) 일대를 직접 방문해, 부탄 내 암호화폐 수용 현황을 조사했다. 매체는 "창율 공원과 한 4성급 호텔에서 관광객과 현지인이 비트코인(BTC), BNB, USDt 등 다양한 암호화폐로 실제 결제를 진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5월 7일, 바이낸스 페이(Binance Pay)가 부탄의 DK은행과 제휴를 맺고 부탄 내 항공권, 호텔, 비자, 지속가능발전기금, 심지어 길거리 간식까지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직후부터 가능해진 변화다. DK은행 우겐 텐진(Ugyen Tenzin) 은행장은 "현재 약 1000개 가맹점이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탄은 여전히 현금 중심의 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 가이드 쿤레이 도르지(Kuenley Dorjee)는 “수수료도 낮고 사용도 더 쉽다”며 암호화폐 결제의 장점을 언급하고, 이러한 혁신을 적극 독려한 부탄 국왕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축(Jigme Khesar Namgyel Wangchuck)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지그메 국왕의 집권 이후 부탄은 국가 주도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다수 추진해왔다. 2019년부터 수력발전을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했고, 보유량은 1만2000 BTC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1월 8일에는 남부 ‘겔레푸 특별행정구’에서 전략적 암호화폐 비축 계획도 발표됐다.
그러나 암호화폐 결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인터넷 불안정성’이다. 팀푸와 파로 지역 모두 와이파이 연결이 고르지 않았고, 암호화폐 투어 참가자들도 유사한 불편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레딧 사용자들 역시 “부탄의 인터넷은 끔찍하게 느리고, 인내심을 시험한다”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암호화폐 결제에는 실시간 인터넷 연결이 필수이기 때문에, 이러한 연결 문제는 결제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2월 17일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가 부탄에서 상용화를 시작했다. 현지 방송사인 부탄방송공사(BBS)에 따르면, 스타링크는 100~200Mbps의 속도를 제공하며, 현지 인터넷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DK은행 우겐 텐진 은행장은 “스타링크의 도입은 부탄에 축복과도 같다”며 “속도는 암호화폐 결제에 있어 결정적 요소이고, 아직 인프라가 완전히 준비된 것은 아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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