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투데이 이아름 기자] 탈중앙화 금융(DeFi)이 핀테크 기업의 ‘보이지 않는 백엔드’로 자리잡으며, 크립토 자산운용사들이 블록체인 상의 자산 보유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아르테미스(Artemis)와 볼트(Vaults)는 18일(현지 시각)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자산 운용사의 온체인 자산은 2025년 1월 이후 약 1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새로운 형태의 ‘크립토 네이티브’ 자산운용사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회를 활용해 조용히 자본을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여러 대형 운용사들이 디파이 대출·차입 플랫폼인 모르포 프로토콜(Morpho Protocol)에만 약 20억 달러를 예치한 상태다.
이러한 흐름은 2025년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본격화됐다.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들자 기관들은 크립토와 디파이 활용에 대한 신뢰를 얻게 되었고, 이에 따라 블록체인 기반 자산운용이 더 이상 실험적 단계가 아닌, 전략적 자산배분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보고서는 “디파이 인프라가 성숙해짐에 따라, 기관들의 인식도 단순한 파괴적 기술이 아닌, 유연하게 구성 가능한 금융 계층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핀테크 기업, 크립토 지갑, 거래소 등은 디파이 기능을 사용자 경험에 통합해 수익성과 고객 유지율을 높이고 있다. 디파이의 복잡성을 추상화함으로써 사용자는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스마트 계약 기술을 인식하지 못한 채 편리하게 이자 수익을 얻거나 자산을 빌릴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디파이 멀릿(DeFi Mullet)’로 불리기도 한다. 전면은 기존 핀테크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후면에서 디파이 프로토콜이 작동하는 형태다. 코인베이스의 모르포 기반 대출 서비스, 페이팔의 자체 스테이블코인(PayPal USD) 예치 이자 제공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고서는 특히 스테이블코인 수익, 암호화폐 수익, 암호화폐 담보 대출 등 세 가지가 기관의 주요 디파이 활용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사용자 경험(UX) 역시 디파이 채택에 있어 점점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보고서는 “신뢰성, 예측 가능성,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단순함 등이 디파이 자본의 ‘점착성’을 높인다”며 “가스 수수료 없는 트랜잭션 같은 기능은 사용자 이탈을 줄이고 장기적 사용을 유도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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