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기자] 미국 워싱턴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스포캔 시가 암호화폐 관련 사기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시 전역에서 암호화폐 ATM 운영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18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는 스포캔 시의회가 지난 16일 만장일치로 암호화폐 ATM 금지 조례를 통과시켰으며, 이는 워싱턴주 내에서는 최초의 조치라고 보도했다.
이번 금지 조치는 폴 딜런(Paul Dillon) 시의원이 제안했다. 그는 지역 언론 스포크스맨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ATM은 사기범들이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선호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스포캔의 취약한 시민들을 가상화폐 키오스크를 이용한 사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딜런 의원은 “이번 조례는 신규 암호화폐 ATM 설치를 금지할 뿐만 아니라, 기존 설치된 기기들도 철거하도록 하는 내용”이라며 “이 기기들은 주로 저소득 지역, 편의점, 식료품점 등에서 발견된다”고 덧붙였다.
스포캔 시는 조례에서 “가상화폐 키오스크를 통한 사기 사건이 급증하고 있으며, 수천 달러를 잃는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례는 이러한 장치를 이용한 사기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적 수단이라고 명시했다.
스포캔 시 당국은 암호화폐 ATM 운영자들에게 60일 이내에 시 전역에 설치된 수십 대의 키오스크를 철거하라고 통보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행정벌 또는 사업자 등록 취소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시의회는 향후 이 조치가 실제로 암호화폐 관련 범죄 건수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스포캔 경찰청의 팀 슈베링(Tim Schwering) 형사는 시의회에 “이들 ATM에 입금된 돈이 중국, 북한, 러시아 같은 지역으로 유입된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범죄자들이 경찰관이나 세무 공무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당신의 자산을 보호하거나 구속을 피하려면 암호화폐로 바꿔야 한다”며 암호화폐 ATM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슈베링 형사는 “사기범들은 ‘자산을 암호화폐로 바꿔야만 보호할 수 있다’고 속인다”며 “일단 암호화폐로 전환된 자금은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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