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투데이 디지털뉴스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코인 대여' 서비스 강화에 속속 나서고 있다. 시장 침체가 길어지자, 단순 거래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신규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한 서비스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라고 뉴스1이 보도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전날부터 이더리움(ETH)과 엑스알피(XRP)를 코인 대여 서비스 신규 종목으로 추가했다. 코인마켓캡 기준 글로벌 시가총액 2·4위 대형 가상자산을 편입해 이용자 유입 효과를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빗썸은 최근 코인 대여 서비스 '렌딩 플러스'의 최대 대여 한도를 기존 3000만 원에서 10억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담보 방식도 개선했다. 기존에는 30종 메이저 자산을 보유할 경우 시스템이 자동으로 인식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이용자가 원하는 자산을 다중으로 선택할 수 있다.
코빗도 지난달 '코인 렌딩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여러 종류의 가상자산을 원하는 비율로 담보로 설정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단일 자산만 담보로 인정하는 타사와 달리 포트폴리오형 담보 설정이 가능한 셈이다.
또 강제 상환이 발생하면 보유 자산을 시장가로 직접 매도하지 않고 각 자산의 원화 기준 가액을 차감해 시세 충격과 이용자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코인 대여 서비스는 원화 또는 가상자산을 보증금으로 맡겨 다른 코인을 빌리는 구조다. 높은 가격에 빌린 코인을 매도한 뒤 낮은 가격에 다시 매수해 갚는 방식으로,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코인 대여 서비스 이용 규모는 증가하는 추세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업비트와 빗썸의 코인 대여 서비스 이용자는 총 3만 5564명, 이용액은 1조 14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양사가 해당 서비스를 출시한 지 불과 2~3개월밖에 안 됐지만 이용자는 계속해서 몰리는 모습이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도 "빗썸의 렌딩 플러스 출시 이후 두 달 만인 지난 8월 누적 테더(USDT) 대여 물량이 6억 개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거래소들이 대여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거래소의 주 수익원은 거래대금 수수료이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에 따라 수익 상황이 천차만별이다.
이날 오후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18억 달러로, 지난 1월 가상자산 시장 활황기(152억 달러) 대비 많이 감소했다. 빗썸 역시 지난해 초 36억 달러 수준에서 최근 8억 3690만 달러로 줄어든 상황이다.
그동안 거래소들은 수수료 인하·무료화를 통한 이용자 확보 전략을 구사했다. 지금까지도 빗썸과 코인원은 일부 가상자산 종목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면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수요 창출이 필요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법인 투자 시대를 대비해 점유율을 미리 확보하려는 의도도 작용한다. 금융위는 올해 하반기 상장사 및 전문투자사 약 3500개 사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매매를 시범 허용할 예정이었으나, 아직 관련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오후 4시 코인게코 기준 5대 원화 거래소의 시장 점유율은 △업비트(66.8%) △빗썸(29.7%) △코인원(2.5%) △코빗(0.8%) △고팍스(0.2%)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침체로 수익성 압박이 커지면서 거래소 사이에서 대여·예치 등 부가 서비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시장 구조도 점차 정교해지고 있어, 향후 더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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